그레이트 오션 로드 Great Ocean Road
Wednesday, January 6th, 2010

한국에서 호주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바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이다. 멜번에 도착한 뒤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다. 마침내 기다리던 그날이 왔고, 정말 이번 호주 여행이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매일매일 정말 좋아서 그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호주 남부 해안선을 따라 2차선으로 길게 뻗어있는 도로를 말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멜버른 남서쪽 100km에 위치한 작은 휴향 도시 토르콰이에서 시작해 워넘불 동쪽 12km 지접에 위치한 앨런스퍼드에서 끝난다.
퍼핑 빌리를 타러 갈 때와는 달리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가기 위해서는 일일 투어를 이용해야했다. 혼자 여행하는 데다가 차도 없고, 버스 지하철로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일 투어는 성수기라서 하루나 이틀 전날에 예약하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넉넉 잡고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한국 여행사를 포함하여 호주에 많은 여행사들이 있지만 나는 호주 현지 사람들이 운영하는 여행사를 택하기로 했다. 호주까지 와서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GO WEST' 라는 현지 일일투어 여행사를 이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젊은층들이 선호하고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여행사라서 재밌고 참신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한다기에 선택하였다. 실제로 투어를 이용해보니 투어 가이드 겸 운전사 아저씨도 정말 재미있었고 차 안에서의 경쾌한 음악과 효과음, 티타임, 특히 아이팟을 이용한 번역 서비스 등의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
일일 투어를 위해 아침 7시 30분까지 픽업 장소로 나가야 했다. 그린하우스 백패커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픽업 장소는 City Square Motel 앞이었다. 아침을 씨리얼로 간단하게 먹고 점심으로 먹기 위해 전날 사 두었던 크로와상빵과 음료수, 바나나를 챙겨서 아침일찍 나섰다. 7시 20분에 픽업장로에 도착하였고 버스를 기다렸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순간 극도의 긴장감이 몰려왔다. '내가 픽업 장소를 잘 못 알았나?', '나를 찾다가 없어서 그냥 가버린건가? 내 돈은?'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근처 공중전화를 찾아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대충 영어로 '내가 지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됐는데도 오지 않는다.' 중얼거렸다. 생각만큼 영어가 잘 되지 않아서 의사 표현을 잘 할 수 없었고 그쪽에서도 대충 알아듣고 내 연락처로 다시 연락 준다고 해주고선 끊어버렸다. 불안감과 초조함이 엄습해왔다. 아 호주의 서비스 정신이란 이런것인가.. 호주도 코리안 타임과 같은 것이 있어서 원래 약속시간을 잘 안지키는가? 별생각이 다 들었다. 발을 동동 구르던 그때 한 40분 정도 되었을 것이다. 어느 한 중년의 남성이 "미스터 오?" 이러면서 말을 걸어 오는 것이었다. 다행이 투어 운전사 아저씨였고 차가 세워져 있는 곳까지 나를 안내해 주었다. 전에 픽업하는 사람들이 제 시간에 나오지 않아 시간이 밀렸던 것 같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친철하게 맞아 주었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타지에서 의사소통도 잘 안되는데 상대방이 약속된 장소와 시간에 안 왔을 때 느끼는 그 초조함이란..정말 지금생각해도 짜릿하다.
투어 버스는 미니버스였다. 내 옆자리에는 한 독일 여성이 앉았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았고 의대생인데 현재 7개월 동안 세계여행중이라고 하였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로 가는 2~3시간 동안 영어로 대화도 하고 서로 찍은 사진 중 잘 나온 것도 보여주며 투어를 함께 하였다. 영어만 좀 더 잘 했더라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내 발음을 못 알아들어서 조금 위축됐던 것 같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 입구
약 300km 정도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가 시작되는 입구의 모습. 투어 가이드 MAC이 설명해 주기로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20C 초에 호주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만들어진 도로라고 한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관광의 목적은 염두해 두지 않았지만 길을 따라 보이는 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지금은 세계적인 명 도로가 되었다고 한다.


날씨가 정말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최고!!

야생 코알라
가는 길에 야생 코알라를 볼 수 있는 곳에 들러서 코알라도 구경하였다. 여러 마리가 있었는데 다들 나무 위에 멀리 있어서 가까이에서 볼 수 없었다. 그나마 안 자고 가까운 놈의 모습을 찍었다. 코알라를 실제로 처음 봤는데 정말 귀여웠다. 유칼리툽스 나무에서만 산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선 동물원에서도 볼 수 없어 아쉽다.

Wild Forest
호주는 그 땅이 발견되기 전가지 국토의 대부분이 전부 위와 같은 천연 숲이었다고 한다. 나무도 몇백년이 된 큰 나무들이 많았는데 현재는 도시가 들어서고 개발이 되면서 현재 야생 천연 숲은 국가에서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여 보존할 정도로 많이 사라진 상태라고 한다. 위의 사진은 천연 숲에 대해서 설명하는 가이드와 울창한 숲의 모습.
오전 11시 쯤에 중간에 내려 티타임을 가졌다. Go West 투어에서 준비한 커피, 비스킷을 먹고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관광객중에 어느 마음씨 좋으신 분도 자신이 준비한 쿠키를 다같이 먹자며 내 놓으셨다. 혼자 차와 비스킷을 먹으며 경치를 감상하니 여행이란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Tea Time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위의 사진을 보면 해안선 능선을 깎아서 만든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볼 수 있다. 푸른 바다 바로 옆에 도로가 나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구경거리가 된다. 호주는 한국과 자동차의 주행방향이 다르므로 바다쪽을 보고 싶다면 차의 왼편에 앉는 것이 좋다.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가다보면 경치가 정말 좋은 곳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공간을 도로 옆에 마련했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이 위치에서 사진을 찍는다. 나도 찰칵! 바다 색깔 정말 ..말이 필요없다.

Bell Beach
중간에 벨 비치에 들렀다. 벨 비치는 파도가 좋아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마침 서핑을 하는 사람들과 배우는 사람들이 있어서 난생 처음으로 서퍼들이 서핑하는 모습을 실제로 보았다. 물살을 가르고 파도를 타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 호주에 또 놀러와서 서핑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
12사도 바위(Twelve Apostles)

12사도 바위(Twelve Apostles) 표지판
그레이트 오션 로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12사도 바위와 런던 브릿지이다. 12사도 바위는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인하여 생긴 바위 인데, 하늘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 숫자가 12개이고 마치 예수님의 12제자의 숫자와 같다고 하여 12사도 바위로 이름이 붙여진 이후 계속 그렇게 불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에는 파도에 의하여 많이 침식이 되고 없어져서 8~9개의 바위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호주는 관광객들이 이 12사도 바위를 잘 관광할 수 있도록 화장실, 난간과 같은 시설들을 잘 구비해 놓았다. 또한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구경할 수 있도록 헬리콥터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일일 투어 여행에서 돈을 조금 더 지불하면 이 헬리콥터도 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헬리콥터를 타면 12사도 바위에서부터 런던 브릿지까지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건 이 12사도 바위 관광지에 파리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왜 여기에만 유독 파리가 많은지 모르겠지만 파리가 정말 많아서 얼굴에 쓰는 그물망을 따로 팔 정도이다. 한국의 파리와는 다르게 또 호주의 파리는 집요한 면이 있어서 달라붙으면 잘 떨어지지질 않는다. 사진을 찍을 때 파리가 자꾸 손에 앉아서 정말 짜증이 났던 기억이... 그리고 여름에도 불구하고 12사도 바위는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어 제법 시원하였다.


Loch Ard Gorge
위의 사진에 있는 협곡으로 몇 년도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일랜드(?) 선박이 난파하여 이곳으로 떠내려 왔다고 한다. 거기서 어떠한 청년이 살아남아 어떠한 젊은 여자를 구하고 이 둘이 기적적으로 살아 남아 동굴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구조 되었다고 한다. 그 하룻밤으로 인하여 둘은 사랑을 하게 되었다는데 나중에 여자가 고국으로 다시 떠났다고 한다. 이 내용이 정확한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아무튼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협곡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에메랄드와 푸른색의 조화를 이룬 바닷물 색깔이 마치 비단과 같았다. 아 정말 아름답다. 어떠한 말로 표현해야 내가 느꼈던 감흥을 다 전할 수 있을까?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향상 곳은 런던 브릿지. 그레이트 오션 로드에서 12사도 바위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이다. 정말로 런던 브릿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위의 생긴 모습이 런던 브릿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위의 사진을 보면 다리 하나만 동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는 가운데 연결되지 않은 부분도 바위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풍파로 인한 침식으로 몇년전에 무너져내렸다고 한다. 무너져 내린 뒤 오히려 더 런던 브릿지와 더 비슷해 졌다고 한다.
여행 가이드였던 MAC이 바위가 무너져 내리기 전에 사진을 들어 투어객들에게 보여주었다. 정말 바위가 서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감쪽같이 무너져내려 없어진 모습이 신기하였다.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또 너무나도 재미 있었던 MAC과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여 같이 찍었다.

투어 가이드 맥(MAC)과 함께
런던 브릿지를 끝으로 일일 투어는 끝이 났다. 처음으로 하는 외국인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어 뭔가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3시간정도 걸려 숙소에 돌아오니 밤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몸은 지쳤었지만 광활한 자연의 신비로움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피곤함을 느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호주, 특히 멜번을 여행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은 정말 강추할만한 곳이다.
GO WEST 투어
http://www.gowest.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