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10th January, 2010
외국물이라곤 처음 먹어본 나에게 한결이와 영택이는 특별한 것을 해주고 싶어하였다. 그러던 중 영택이가 호주에 왔으니 바베큐파티 한 번 해야되지 않겠냐고 하면서 외국 친구들도 불러 바베큐 파티를 하자고 제안하였다. 순간 나는 '파티? 날 위해 그것도 외국 사람들까지 불러서?' 라는 생각과 함께 뭔가 부담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파티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특별한 날에 하는 거창한 그런 의미의 파티가 아니라 그냥 가족,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모여 함께 간단하게 고기를 구어먹고 식사를 하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기대감에 설레게 되었다.
브리즈번 시내에 있는 한국 마켓에서 삼겹살과 김치, 쌈장 등을 산 뒤 영택이네 집으로 향하였다. 호주 사람들에게 바베큐 파티는 삶의 일부라 할 정도로 일상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많았는데 영택이 외국인 친구도 만날 겸해서 영택이네 집 앞에서 하기로 결정하였다.
시티캣(City Cat)에서 바라본 브리즈번강(Brisbane River) 야경
영택이네 집으로 항하는 길에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시티캣(City Cat). 영택이네 집은 버스, 지하철로 가는 것 보다 배를 타고 강 따라 가는 것이 빠르다고 하여서 시티캣을 타고 갔다. 한국에서 한강 유람선도 타보지 못한 촌놈이라 시티캣을 탄다고 했을 때 얼마나 들떴는지 모른다.
브리즈번 강 위로 뜨는 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시티캣(City Cat)이고 다른 하나는 페리(Ferry)이다. 둘 다 대중교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시티캣이 더 빠르고 페리는 그보다 느리다고 했다. 실제로 시티캣을 타보니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물살을 갈랐다. 강바람을 맞으며 브리즈번의 야경을 바라보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최고였다. 브리즈번의 매력은 정말 이런게 아닌가 했다. 큰 도시는 아니지만 소소한 즐거움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티캣(City Cat)에서 바라본 브리즈번강(Brisbane River) 야경
시티캣을 타고 달려 어느덧 영택이네 집에 도착하였다. 집 앞에 있는 바베큐 장에서 우리는 바베큐 파티를 시작하였다. 바베큐 파티에는 영택이와 한결이 그리고 영택이가 초대한 워킹홀리데이 중이던 수 누나, 브리질에서 온 플라비아, 프랑스에서 온 제시카, 그리고 중국 연변에서 온 에코가 함께 하였다.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플라비아와 제시카는 처음 맛 본다고 하였다. 쌈 싸먹는 법도 알려주고 김치도 추천해 주었다. 다들 맛있다고 하였는데 한국 사람으로서 뿌뜻함을 또 느끼게 되었다.
한편, 한결이와 영택이는 둘 다 영어를 잘 하였다. 특히 한결이는 호주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거의 네이티브 수준이었다. 이 둘은 외국 친구들과 즐겁게 얘기를 하였는데 나는 영어가 생각처럼 쉽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게 아쉬웠다. 호주에 와서 현지 영어를 직접 부딫혀 보니 내 실력과 한계를 금새 깨닳을 수 있었다. 역시 한국 안에만 있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이었다.
바베큐 파티를 함께한 사람들
파티를 마치고 영택이가 살고있는 유닛에 올라와 설거지와 뒷정리를 함께 한 후 기념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었던 영택이와 부모님과 화상채팅 중이었던 브라질의 플라비아가 빠져 아쉽지만... 가운데에 있는 조선족 에코는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한국인과 정말 비슷했다. 다들 지금쯤 뭐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영택이의 작품! 유닛 옥상에서 바라본 야경
영택이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 좀 찍고 온다고 하더니 멋진 사진 한 장을 찍어 왔다. 옥상에서 바라본 브리즈번강과 야경인데 멀리 보이는 다리의 모습과 건물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영택이도 사진 찍는데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뭔가 느낌을 안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여러모로 멋진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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